따스한..hearty 134

예쁜것만 보고 살고픈

아파트 계단 옆 화단에서 경비아저씨가 할머니들 4분과 커-다란 갈퀴로 감나무를 후려친다 후두둑 감이 떨어지고 이어 더 세차게 감나무를 후려친다 낮은 곳의 감들이 다 떨어져 이젠 높은 곳의 것들을 떨어뜨리려 참으로 추하게 갈퀴를 허공에 휘두른다 할머니들이 웃는다 그 웃음소리가 결코 아름답지가 않다 으악스런 웃음소리 보다보다 그여코 난 말을 한다 -경비선생님 그만 하시죠 아이들도 보고하는데 -할머니께서 말씀하신다 애들 쳐다보지도 않어 -떨어지면 주우세요 -생전 안떨어져 참으로 안타깝다 왜 그리도 욕심사나운지 그래도 부끄러우셨는지 '이거 가져가'라시는 할머니말씀에 '안먹어'라며 민망한 듯이 계단으로 속 속 사라지신다. 할머니 죄송하고 감사해요. 그래도 민망해하시는 모습에 감사드려요. 아프다 맘이 세상이 아프다..

따스한..hearty 2022.10.14

너희가 보물이야~

오후 앞산 올라갔다 내려오는 데 요런 선물이. 가방과 함께 '패대기'쳐진 외투들. 엄마들이 비싼거야! 아무데나 벗어놓으면 안돼! 라고 했을찌도 모를 패딩점퍼들. 그런데 아이들에겐 뛰노는게 더 귀하고 칭구들과 장난치는 게 더 좋은거다 언젠가 아들녀석이 좀 좋은 옷좀 사입으라는 나의 말에 엄마 티는 만원짜리면 돼 라던 말이 생각났다 진짜 좋은건... 값으로 '매겨질 수 없는 것' 얘들아 너희가 뛰놀던 그 시간의 순수함을 나처럼 늙어서도 잊지말아다오~~

따스한..hearty 2021.12.10

바라봄

'觀照'할 수 있는 나이에 와 있음에 감사하는 가을 아침이다. 바라봄이 좋은 걸 이제 알게되었다. ‘바라봐줌’이 좋았던 시절처럼 서두르지 않아도, 치열하지 않아도 그저 해 뜨면 눈 뜨고 달 뜨면 하루를 접어가는 단조로움이 오히려 호사인 듯한 삶이 좋다. 사그러지는 힘에 꼭 쥐었던 것들 살포시 내려놓으니 가벼워지는 홀가분함이 좋다. 어제는 작은 베란다 가을맞이 정리를 해보았다. 많이도 사다 많이도 죽였네. 그런데 버리지 못하고 매일 물을 줘본다. 아직 남아있을 ‘생명’이 움틀까봐. 이제 내게 남은 ‘움’은 고이고이 아주 예쁘게 살아감이 먼 훗날 훨훨 소풍가는 것이려나.온통 전부 ‘감사’할 것들 뿐. 하루도 배곯지 않음에 감사. 부끄러운 민 몸 드러내지 않음에 감사. 비 맞지 않음에 감사. 그냥 의식주라 하..

따스한..hearty 2021.10.05

H2O

중학교 때 아마 처음 배웠으려나? 화학기호 H2O/물 수소2개와 산소 한 개가 섞여 내 몸의 70%를 이루다. 뭔 시위를 합네 어쩌네 하는 이들이 금식투쟁, 단식투쟁을 한다면서도 '물' 만큼은 먹는다. 그래. 물은 생명이다. 그런데 생명인 물이 '생명'을 해害한다. 모든 것에 있는 '양면'이 물에서라고 예외일 수 없지. 생명을 앗아가고 위협하는 폭우 밤사이 촉촉히 내려앉은 이슬 둘의 화학적구성은 동일하지 않을까? 내 단순짧은 과학지식으로만 본다면. 그래 올까봐 무서운 폭우 아침 햇살 눈부심으로 영롱한 풀잎 이슬. 언제나 삶은 '선택' 이슬같은 사람이 되보끄나. 근데 또 웃기는 건, 이슬처럼 사라진다 라며 이슬을 헛되이 표현하는 말도 있지? 참 어렵다. 그래서 삶은 어렵고 그만큼 스릴있고 재밌으끄나 반전에..

따스한..hearty 2021.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