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觀照'할 수 있는 나이에 와 있음에 감사하는 가을 아침이다. 바라봄이 좋은 걸 이제 알게되었다. ‘바라봐줌’이 좋았던 시절처럼 서두르지 않아도, 치열하지 않아도 그저 해 뜨면 눈 뜨고 달 뜨면 하루를 접어가는 단조로움이 오히려 호사인 듯한 삶이 좋다. 사그러지는 힘에 꼭 쥐었던 것들 살포시 내려놓으니 가벼워지는 홀가분함이 좋다.
어제는 작은 베란다 가을맞이 정리를 해보았다. 많이도 사다 많이도 죽였네. 그런데 버리지 못하고 매일 물을 줘본다. 아직 남아있을 ‘생명’이 움틀까봐. 이제 내게 남은 ‘움’은 고이고이 아주 예쁘게 살아감이 먼 훗날 훨훨 소풍가는 것이려나.온통 전부 ‘감사’할 것들 뿐.
하루도 배곯지 않음에 감사.
부끄러운 민 몸 드러내지 않음에 감사. 비 맞지 않음에 감사. 그냥 의식주라 하면 되겠으나 이렇게 하면 조금 있어보일까 하는 ‘호사’에도, 그걸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있음에도 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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