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64

얼마나 힘들까

분주하지 않은 월요일 오전. 참으로 한가로이 커피를 마시며 티비를 보다. 보다가 티비 옆 산세베리아를 받치고 있는 작은 접시가 눈에 들어오다. 아 너무 힘들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산세베리아를 담은 화분의 무게는 무겁다. 마땅히 놓을 받침이 없어 커피잔이 깨어져 남은 잔 받침을 썼다. 저 무거운 화분의 무게를 접시 가장자리로 버티는 받침접시에게 미안했다. 버거우겠다 싶으니 너무 미안했다. 잠자리가 어깨에 앉아도 그 무게조차 힘들다라던, 읽었는지 들었는지 모를 말. 사는 날 동안 나의 존재가 누군가의 버거움이 되지않기만을 소망하며 살아간다. 차가운 날씨보다 더 시린 아침이다...

따스한..hearty 2023.03.13

똑같네

아들이 그랬다 엄마 점 점 할머니랑 똑같애져 몰랐어 난 내 엄마랑 똑같은 줄 그런데 나도 알게 되었어 양치하다 보게된 욕실 거울에 엄마가 있었어 양치 마치고 오른 손으로 입을 닦는 손끝에서 엄마가 있었어 엄마에게도 내 어릴 적처럼 귀여웠던(사람들이 내게 귀엽다했으니) 날이 있었던 걸 난 몰랐어 이제 내가 엄마의 흰머리와 느슨해진 말투를 닮아가듯이 엄마에게도 콩콩 뛰던 시간이 있었던 걸 난 몰랐어 그렇게 우린 모르는 거 천지인 바보로 살다가 어디로 가는 지도 모르고 또 가는 거겠지 엄마가 보고픈 아침이다

따스한..hearty 2023.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