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삼 주가 지났다.
어느 정도 일 눈매도 생겨났다.
지난 삼 주동안 여러 삶을 보았다.
■50대 초반쯤 되는 여성이 무인발매기에서 가족관계증명서를 떼고는 내게 왔다.
서류에 92년생 이름옆에 '사망'이라 적혀있었다.
그분이 내게 물었다.
"사망 날짜는 안나오네요"
"글쎄요, 저도 잘 모르겠네요"
"딸인데 언제 죽었는지라도 알고싶은데..."
....
난 말하지 못했다. 묻지도 못했다.
그냥 마음이 아렸다...사연을 모르겠으나 '아픈 사연'이겠다...
■눈이 엄청 내린 다음 날 나이 지긋한 할머니께서 오셔서 가족관계증명서 떼는 걸 도와드리고,
인도에서 사무실까지가 약간 가파르길래 가시는 길에 인도까지 모셔다 드렸다.
말씀하셨다.
"한달 전에 입주해(행정복지센터 건너편에 새 아파트가 들어섰다)내 돈 2억을 현금으로 보태주고 함께 살게되었는데
아들이 구정에 갔어요." 심장마비였단다.
나는
또
아무 말 하지못했다.
사망신고는 한 달 안에만 하면 된다기에 다른 절차를 하고 사망신고를 하시려 한다하셨다.
며느리가 아들 살았을 때도 그닥 잘하지 못했는데 '나가라'면 도리가 없어서
무슨 조치를 하시려 아직 사망신고를 안하셨다셨다...
불편해보이는 몸으로 힘겹게 가시는 모습보다
그 분의 마음의 힘겨움이 보는 내게 힘겨움이었다.
■한 직원이 큰소리로(결코 싸우는게 아니라 그저 목소리가 크다는 뜻)
70대쯤 되어보이는 어르신에게 말한다. 지역카드를 신청하러 왔다는 그 분께 양치인지 화장실인지 가던 중이었던 것 같았던 직원은 어르신께 여기서는 안해준다했고 그분께서는 이전에 여기 직원분이 해주셨다시니
직원은 계속 커다란 목소리로 여기서는 그런거 안해준다하고는 그 자리를 떴다.
지난 8월,
32년간의 운전을 접으며 차를 없애고 택시를 이용하는데 지인이 카카오택시를 타는 내게
지역카드를 쓰면 10% 적립된다해 다시 지역카드를 신청해서 쓰고 있던 터라
앱을 까는 방법을 알고 있어 그저 가시려는 그 분께 다가갔다.
제가 도와드려도 되겠느냐니 그러라셨다.
휴대폰으로 깔아드렸다.
그리고 여쭤봤다.
주변에 젊은이가 없느냐고? 없단다...
이렇게 말해도 될텐데...
'어머니...지난 번에는 직원이 도와드렸나보네요...그런데 개인 휴대폰을 함부로 만지는게 조심스러워서
저희가 못해드립니다...죄송해요'라고...따스하고 자그마한 소리로 말해줬더라면...하는 아쉬움이
안개비처럼
내 마음을 적시었다...
'젊은 직원...당신도 늙는다오'
'도우미'노인은
동사무소로 매일 걸어가며
내가 믿는 신에게
'오늘은 나의 한 손이 어느 분을 도울수 있을까요? 기대돼요' 라 말한다...
나의 '노인일자리 일지日誌'가
따뜻한 일들로
꽉
꽉
찼으면 하는 바램이다♡
'노인일자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말 안타까운 (0) | 2025.03.08 |
---|---|
첫 날 (0) | 2025.02.24 |
이제 또 다른 길을 가본다 (0) | 2025.0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