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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하고 그리운

산 같으셨다. 다 품으시는 산이셨다. 9남매를 품으시고 이웃을 품으시고 형제분들을 품으시고 정말 존경스러우셨다. 어렵게 살아온 나를 많이 이뻐해주셨던 아주 부자집 초등학교친구-그 친구네는 정원에 커다란 벤이 있었고 거실엔 페치카가 있었고 언제나 냉동실엔 미제 아이스크림이 있었고 커다란 세퍼드가 있었고 우린 뜨게털옷을 입을 때 친구는 이미 파카잠바를 입고 있었으니 엄청 부자였지-의 엄마가 그러셨다지. 친구가 나 누구네로 시집간다니 그 집안이라면 너무너무 좋은 집안이라며 '시집 잘 간다'고 했다지. 그렇게 그분은 멋진 분이셨다. 언제나 '배려'하셨고 언제나 '베푸셨다. 모든 이들에게. 자식들에게 다 다 다 주시고 어느 날 그깟 오리털 잠바 하나 선물받으시고는 너무 좋아하셨던 모습이 떠올라 난 오늘도 울어버렸..

따스한..hearty 2021.01.14

투영

방바닥에 만질 수 없는 반지가 생겼다 오전 환기시키려 창을 조금 열어두었더니 이렇게 선물이 들어왔다 어디서 어떻게 왔을까? 열린 창문쪽을 이리저리 가려보니 그랬다 열린 창문사이로 비치인 햇살이 장식장 유리를 타고 들어오며 선물이 만들어졌다 타인의 눈에 투영되는 내모습도 저리 빛나는 선물이고프다 나를 꺾고謙遜 나를 없이하고無我 욕심없고 암튼 세상의 모든 좋은 심성만 무한無限 욕심내며 그렇게 남은 삶을 살아내봐야겠다 절대절대 불가능한 일임을 이미이미 잘 너무도 잘 알지만 그래도 그 욕심만큼은 내봐야겠다 타인의 마음에 아름다운 선물로 투영되는 福을 누리기위해 오늘도 감사하다

따스한..hearty 2021.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