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같으셨다.
다 품으시는 산이셨다.
9남매를 품으시고
이웃을 품으시고
형제분들을 품으시고
정말 존경스러우셨다.
어렵게 살아온 나를 많이 이뻐해주셨던 아주 부자집 초등학교친구-그 친구네는 정원에 커다란 벤이 있었고 거실엔 페치카가 있었고 언제나 냉동실엔 미제 아이스크림이 있었고 커다란 세퍼드가 있었고 우린 뜨게털옷을 입을 때 친구는 이미 파카잠바를 입고 있었으니 엄청 부자였지-의 엄마가 그러셨다지. 친구가 나 누구네로 시집간다니 그 집안이라면 너무너무 좋은 집안이라며 '시집 잘 간다'고 했다지.
그렇게 그분은 멋진 분이셨다. 언제나 '배려'하셨고 언제나 '베푸셨다. 모든 이들에게.
자식들에게 다 다 다 주시고
어느 날 그깟 오리털 잠바 하나 선물받으시고는 너무 좋아하셨던 모습이 떠올라 난 오늘도 울어버렸다. 죄송하고 그립고 너무 죄송해서. 부자친구분들 자녀들의 재산 싸움을 많이 보시고선 집 한채값이나 되는 증여세를 당신이 직접 물어주시면서 아들 셋에게 다 나눠주셨지...
언제나 '하야(택시)타고 가라'시며 결혼 전에도 내 손에 용돈을 쥐어주시던 분.
못난 며느리가 뭐 그리 이쁘다고 그냥 '사랑'만 주시던 분.
너무 너무 그립고 죄송하고 죄송하다.
어머님 돌아가시고 재혼하시라니 '내 자식에게 줘야지'라며 혼자 쓸쓸한 날들을 보내신 분.
생각날 때면 나를 오열하게 만드시는 분. 죄송합니다. 그립습니다.
오늘도 한가로이 전원일기를 보다 이렇게 아버님을 그려본다.
세상며느님들아 시부모님도 맘껏 사랑하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