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hearty

불청객의 선물

리시안시스 2024. 11. 11. 12:09

지난 목요일부터 나를 찾아와 나를 아주 많이 아프게 한 감기.

불청객이라면 불청객이겠다.

 

그리고 월요일 아침

며칠 간의 몸살로 환기를 못 시켰고 몸도 조금 나아진 듯 해

일어나자 마자 베란다 문을 열고

현관을 열어졎혔다.

다행히 나의 둥지는 작아서 들어온 공기가 쌓여있던 실내의 탁함과 함께

밖으로 나가는 동선이 짧다.

 

똑같은 찬바람이었으련만 이 아침의 바람은 나의 머리를 싸하게 통과하였다.

참으로 상쾌했다.

청소기를 돌리고 돌아서는 바닥에 일원짜리 동전만한 붉은 것이 떨어져있다.

코피였다.

앗싸다.

이제 감기가 나가겠다는 작별인사겠다.

 

몸살을 앓거나 아프고 난 뒤 가벼워진 내 육신을 느낄 때

언제나 희망의 느낌이었다.

새로움을 향한 소망이 시작되는 것 같은.

모른다, 왜 그런 생각이 드는지는.

그런데 늘 그랬다.

아파서 입원했다 퇴원할 때도

며칠 씩의 몸살 뒤에 오는 육신의 그 기운없음은 마음의 평안이었다.

 

오늘도 그랬다.

 

지난 밤 9시 넘어 김치담갔다고, 나 좋아하는 홍시랑

무거운데 들고 버스타고 오신 유집사님...

언제나 내가 혼자라 느낄 때 마다 주님은 싸인을 보내셨다.

넌 혼자가 아니라고

 

불청객으로 찾아온 감기가 나가며

기운없는 육신이 내게 전하는 마음의 평안...

그러니 넌 꼭 불청객만은 아니었단다

 

 

 

'따스한..heart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서戀書  (0) 2024.10.19
시들-조각 조각 생각모음  (0) 2024.09.23
which one is better?  (0) 2024.09.15
덜어내기  (0) 2024.09.12
보살피다  (0) 2024.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