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부터 나를 찾아와 나를 아주 많이 아프게 한 감기.
불청객이라면 불청객이겠다.
그리고 월요일 아침
며칠 간의 몸살로 환기를 못 시켰고 몸도 조금 나아진 듯 해
일어나자 마자 베란다 문을 열고
현관을 열어졎혔다.
다행히 나의 둥지는 작아서 들어온 공기가 쌓여있던 실내의 탁함과 함께
밖으로 나가는 동선이 짧다.
똑같은 찬바람이었으련만 이 아침의 바람은 나의 머리를 싸하게 통과하였다.
참으로 상쾌했다.
청소기를 돌리고 돌아서는 바닥에 일원짜리 동전만한 붉은 것이 떨어져있다.
코피였다.
앗싸다.
이제 감기가 나가겠다는 작별인사겠다.
몸살을 앓거나 아프고 난 뒤 가벼워진 내 육신을 느낄 때
언제나 ‘희망’의 느낌이었다.
새로움을 향한 소망이 시작되는 것 같은.
모른다, 왜 그런 생각이 드는지는.
그런데 늘 그랬다.
아파서 입원했다 퇴원할 때도
며칠 씩의 몸살 뒤에 오는 육신의 그 기운없음은 마음의 평안이었다.
오늘도 그랬다.
지난 밤 9시 넘어 김치담갔다고, 나 좋아하는 홍시랑
무거운데 들고 버스타고 오신 유집사님...
언제나 내가 혼자라 느낄 때 마다 주님은 싸인을 보내셨다.
‘넌 혼자가 아니라고’
불청객으로 찾아온 감기가 나가며
기운없는 육신이 내게 전하는 마음의 평안...
그러니 넌 꼭 불청객만은 아니었단다♡
'따스한..heart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서戀書 (0) | 2024.10.19 |
---|---|
시들-조각 조각 생각모음 (0) | 2024.09.23 |
which one is better? (0) | 2024.09.15 |
덜어내기 (0) | 2024.09.12 |
보살피다 (0) | 2024.09.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