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하려 하나씩 비워내었다
그런데
쓰는 버릇을 못 버려졌나보다
해저 몇 만리까지 뿌리 내리워 졌었는가
토요일 오전
매일의 루틴이 또 이어져 CBS의 아름다운 당신에게 라는 음악프로를 듣다
난
또 쓴다
그리고
연줄을 다시 이은
연에 사연을 적어 보내본다
.........................................
지난 토요일 아버지께서 아침이면 lp판을 올려놓으시고 큰 소리로 아침 기상나팔처럼 틀어놓으셨다는 애청자분이 글을 올리셨다. 참 많은 분들께서 그런 소중한 기억들을 많은 분들이 간직하고 있는 듯하다.
초등학교(국민학교였다, 내겐)때 부자집 딸 은희가 피아노배우러 갈 때 따라가곤 했다.
그 은희는 나중에 첼리스트가 되었다.
난 엄마한테 피아노 가르쳐 달라는 말조차 하지 못했다. 그럴 만한 여유가 없음을 아니까.
그리고
내겐 LP판으로 클래시컬뮤직을 틀어주는 아빠 대신 남편없는 외로움과 삶의 팍팍함을 화투패를 떼시며 라디오로 가요를 듣던
엄마가 계셨다. 나의 엄마...
몇 년전 넷플릭스에서 ‘더 크라운’이라는 영국여왕을 소재로 한 영화에서 엘리자베스여왕이
카드로 패를 떼는 모습을 보며 내 맘이 말했다.
‘뭐 영국여왕도 패를 떼는구먼...’이라고.
어릴 적 엄마의 화투 패 떼는 모습이 부끄러웠던 나.
아주 멀리 소풍 가신지 7년이 된 지금 난 화투 패를 떼시던 엄마의 그 모습이
미치게 그립다.
그리고 지금
노래하면 사람들의 참 잘한다라는 말에 으쓱했던 내가 부끄럽다.
온전히, 나의 노력이 아닌, 온전히
엄마의 것이었음이었는데.
온전히 엄마로부터 받은 것인데.
사람들이 ‘니네 엄마 노래는 아무도 따라갈 수 없다’라 말할 때
엄마의 노래를 제대로 들어본 적 없는 나는 엄마가 얼마나
잘하시는지 몰랐다.
그러다
외할머니 환갑 때 사람들이 큰 딸이 엄니 환갑이니 한번만 불러보라하자
어쩔 수 없이
부르셨다.
그랬다. 정말 엄마의 노래는 그냥 ‘엄마만의 노래’였다.
누구도 따라하지 못할 그런, 정말 멋진 노래였다.
..............
시간 흐를수록 아스라이 스러지지 아니하고
외려 내 마음 속 깊이 깊이 들어와 나를 지켜주시는 나의 엄마에게
고백합니다.
......척박했던 엄마의 삶은
내겐 그 어느 것보다 소중한,
그 어느 작곡가의 음악보다 아름다운 것이었고
너무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인생 한바퀴 돌아(환갑) 이제 다섯해를 지나는 딸의
진한 ‘사랑고백’이다...
‘아름다웠던 나의 엄마’에게 전하는
딸의 연서戀書이다...
엄마인 내가 엄마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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