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hearty

미안한 안온함

리시안시스 2020. 8. 2. 20:30

난리다

물 난리가 나 집이 떠내려가고 귀한 생명이 흘러가고

 

인천친정에 다니러 온 단양사촌동생내외는 군청공무원이라  급히 단양으로 돌아갔다

 

난 꿉꿉한 습기가 싫어 보일러를 틀고 에어컨을 켰다

안온한 실내가 참 좋고

이렇게 할 수 있음에 감사하는데 마음 한켠은 미안하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모두가 천사라면 날개가 달려있겠지'라는 노랫말이 생각난다

늘 생각하는 거지만

어떻게 생각은 그때 그때 떠오르는 건지 참으로 신기하다

모두가 천사라면 아파하는 이도, 슬퍼하는 이도 괴로워함도 없을까

라 생각하니

'아니다'

날개가 꺾이고 오래도록 날지 않아 날개가 있음조차도 잊은 천사도 있을테니

 

세상 모두가 아프지도 슬프지도 괴로워하지도 않음 좋겠다

 

컴퓨터 바탕화면에 메모가 있어 보니 이렇게 써있네

복사해서 여기에 붙여놓아본다

.

.

이런 집에 살고 싶어요 라는데 울컥 울음이다

‘채송화로 담 드리우고 봉숭아로 장독대 드리운 지붕 낮은

햇살 환히 드리는

마당 작은 

그런 집에서 살고 싶어요라

신에게 원하는데

감사가

 

책상엔 성경책이

아름다운 음악이 공기와 함께 어우러 춤을 추는

누구나 들어오면

잔치국수 내어주고

멸치육수는 언제든 있으니

 

마음풀어놓고

설움풀어놓고

홀가분하게 작은 마당을 지나는 이들이

나를 사랑해주는 그런 집에 살고싶다

 

그러려면 돈이 좀 있어야겠으니

‘돈’도 좀 많이 주세요...

.

.

.라는 메모가...

 

매주 난 천원주고 정해놓은 번호로 로또 한 장을 산다

돈 많고 싶은 내 맘이 젤 우선이겠지...그런데 맨날 이렇게 중얼대며 산다...근데 그건 진짜 내 맘이다.

몸 불편한 울이모 좁은 빌라에서 30평 아파트로 옮겨주고 싶다..라고...

막상 당첨되면 그맘 변할까봐 당첨 안 시켜주시나?~~~

 

 

오늘도 난 이렇게 쓰면서 살아있음을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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