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hearty

명품자랑~

리시안시스 2021. 6. 24. 16:58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산다는건 좋은거지
수지맞는 장사잖소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한벌은 건졌잖소

 

대중가요 속에 녹아있는 우리네 삶은 참으로 진솔하다. 그래서 맞고...

 

그런데 지금 내가 살고있는 세상은 그렇지 않다고 반박한다.

네가 나를 몰라도

난 너를 안다. 

나는 너를 몰라도 

너도 나를 알 수 있고...인터넷세상.

 

어제 우연히 본 유투브에서 방송30년으로 은퇴한 분의 하루를 보다 그분이 소개한 명품사이트를 보게되다.

그리고 난 여성토트가방 쪽으로 들어가 '가격 높은 순'으로 검색하니 이게 나왔다.

보면서 웃음이 나오다. 우스개 소리로들 말한다. 비가 올 때 가방을 두 손으로 꼭 안으면 명품이고 가방을 머리에 올려 비를 막으면 짝퉁이라고...

명품=비싼 거

라는 공식이 수학 공식처럼 화석화되다...

 

각설하고 오늘은 나의 '진품. 명품'을 자랑한다. 여기 자랑은 chronicle?ㅋㅋㅋ

어쩜 이 글을 읽는 이들은 나를 비웃을찌 모른다...그리고 이그----철이 없구먼 이라고 할찌도. 그러거나 말거나~

난 원래 이렇게 장난꾸러기였는가보다...띠리리리리리♫♬

요기까진 재중ㅋ시절, 내가 그냥 가르쳐준-똑똑한 학생이었는데 형편이 덜 되었고 무엇보다 엄마가 참 맘 고운 분이어서-학생의 엄마가 한 땀 한 땀 손바느질로 선물해 준 퀼트가방과 지갑

요건 중국을 떠나던 날 아침, 왜 말도 하지 않으셨냐며, 전 날 들었다며,  헐레벌떡 뛰어와 내게 전해준 그 엄마의 따뜻함...떠나는 날 받는 선물은 더욱 따뜻하다

요것들은 코로나터지기 전  내 살던 중국그곳에 아직 살고 있는 친구보고파 갔다가 친구와 타오바오뒤지다 색이 예뻐 주문해 산 것. 물론 아주 싸지...30원이었던가? 그럼 5천원? 하나는 쫌 더 줬겠지?ㅋ

요건 이모시누이가 사돈=나,이 헝겊가방을 좋아하는 거 같다며 무슨 옷을 사는데 사은품으로 받았다며 건네준 것

요건 성가대집사님이 나 헝겊가방 좋아하는 거 같다며 주문제작해준 것

요건 요 며칠 전 선영맘이 나랑 어울릴 거 같아 주문제작했다는 것

그리고 요 걸고리는 의상실 친구가 따로 만들어 준 것♡ 원래는 없었던 것ㅋ

그런데

재밌는 건, 나 19세때도 이런 가방 들고 있었더라는 것~~~맨 왼쪽의 그녀...교회청년부 언니오빠들과 찍은 사진을 몇 년전 누군가 보내주었다...그리고 그녀는 언제나 사진을 찍을 때이건 어떤 때이건 맨 가장자리를 좋아했다는 거다. 재밌다. 변하지 않는 그녀다~

한 때는 이렇게 갖춰입고, 들고 했더랬네...여기도 당연히, 역시 가장자리 꽃무늬 쉬폰 원피스가 그녀다...

 

명품

내가 내리는 명품의 정의는 없다.

그냥 난 내가 들고 편하면 되는거다. 한 때 나랑 골프를 함께 치던 언니가 언젠가 내게 짜증섞인 말을 했다. 

'니는 맨날 기저귀가방같은 걸 들고 다니냐'라고. 근데 그 언니는 이런 말도 했더랬는데. '니는 욕심이 없어서 좋다. 사치하지 않고.'라고. 뭐가 그 언니의 진심일까? 몰라요~~~아이들 말대로 '알빠'이다~

 

타인이 수천 수백만원짜리를 든다

그들을 탓해서도 안되거늘

내가 헝겊가방을 든다해서 

나를 핀잔줘도 아니되지요~~

 

세상은 그렇게 어울렁더울렁 흘러가는 것이겠거늘.

 

오늘 난 옷 한벌은 건졌다는 노래가사가 아니어도 

'내 명품 자랑질'로 행복한 하루다.

 

'국수 비벼주세요'라며 불쑥 전화해 찾아와 주는 이도 있음에 난 오늘이 좋았다. 

 

쓰니 더 좋다.

이리 한가로이 먹고 쓰니 나이 많이 먹음도 좋다.

 

그리고 좀 있어 6시면 중1꼬맹이도 와서 배워주니 좋다.

 

좋다

그래서

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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