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갈. 절제.
엄마를 중환자실에 두고 와서 밥을 먹고 친구가 권한 영화를 본다.
그녀와 나는 지금 엄마와 딸만 이라는 공통점과
아직 나는 엄마가 연명하고 그녀는 엄마가 떠났다는 다른 점이 있다. 늘 수제비집 하겠노라 입버릇처럼 말한 나.
엄마가 하던 가게를 할 까말까 사이에 선 그녀.
한 그릇 팔리면 한사람과
두 그릇 팔리면 두사람과 수다떨려구 하는 가게.
진짜 맛난 삶을 주고픈 가게.
엄마가 하늘 나라로 소픙떠나면 난 아직 -성경에 하나님이 이리 말씀하셨지. 하늘은 내게 속하나 땅은 우리것이라고-이 땅에 남아서
내가 살아 갈 곳으로 소풍아닌 수학여행을 떠나야지.
내가 주고픈 것으로 주는 식당.
수제비. 비빔국수. 돈까스. 부침개.
어떤 날은 베토벤으로 어떤 날은 쇼팽의 봄의 왈츠로 분위기 잡아보고.
어떤 날은 완전 뽕짝으로
어떤 날은 칸초네로
내 맘 가는데로
비오면 비따라
해 쨍하면 쨍하게
참 이상하고 재밌는 곳
난 거기서 혼자 놀고
손님들은 내 말벗이 되어주고
돈도 주고
무사태평-맘에 드는 사람 없으면 혼자 한다는 그녀에게 '무사태평'이란다
가게 이름을 무사태평이라 지을까?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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