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외할머니댁 장독대가 생각난다 바가지에 물을 떠다 휘-ㄱ 뿌리시곤 뽀드득 소리나도록 닦아내시던 장독대 그리고 장독대는 밑으로 물이 새도록 돌을 돋우어 만들었다 햇살 쨍한 날 장독대는 쨍하니 빛났다 장독 둥근 선을 따라 비치는 빛깔은 참으로 묘하고 아름다왔다 가을하늘 구름 가상자리-전라도시골말-빛이었을까 바다푸른파도 끝자락 빛이었을까 나의 표현은 그 빛을 말하지 못한다 할머니는 얼마 안되는 세간살이를 닦고 붙이고 꿰매시며 아끼고 소중히 하셨다 없어서가 아니라 소중해서 '물자가 흔해져서'라고 어른들이 하시던 말이 생각난다 너무 많은 물건들 사고 사고 또 사도 채워지지 않는 마음의 공간들 언제부턴가 내가 많은 것들을 갖고 있구나 싶어 사는 거 줄이고 있는거 유용하게 다---쓰려한다 이게 나이듦의 자연스런 ..